중개사 김 대표는 청주시 외곽의 사유지와 무허가 창고, 그리고 인접한 시유지의 점유 관련 권리를 묶어 매매하려는 정 씨와 매수인 박 씨를 연결했습니다. 박 씨는 시유지 145평을 모두 불하받을 수 있다는 전제에서만 계약하겠다고 말했고, 매매대금 2억 4천만 원도 그 전제에 따라 정했으며 정 씨도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 씨가 중도금을 제때 내지 못하자 정 씨는 이행을 재촉한 뒤 계약을 해제했고, 이후 박 씨는 창고대장에 적힌 지번이 실제와 달라 불하 가능 면적이 많아야 42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매도인이 중도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한 뒤에도, 매수인이 불하 가능 면적에 관한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의사표시의 중요한 부분에 착오가 있으면 취소할 수 있도록 하되, 표의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취소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계약 동기에 관한 착오도 그 동기를 상대방에게 밝혀 계약 내용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볼 수 있다면 중요부분의 착오가 될 수 있습니다. 별도의 합의서가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착오가 중요하려면 보통 사람도 그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정도여야 합니다. 중대한 과실인지는 표의자의 직업과 거래의 종류·목적 등을 고려해, 통상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소홀히 했는지 살펴 판단합니다.
또한 매도인이 매수인의 중도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했더라도, 매수인은 그 뒤에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박 씨가 전체 시유지를 불하받는 것이 계약의 전제였고, 정 씨도 이를 알았으며, 그 전제가 가격에도 반영됐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취소를 주장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불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만으로 취소가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계약 당시의 설명과 자료, 박 씨의 확인 과정 등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매도인의 해제 이후에도 착오 취소를 주장할 수 있지만, 동기가 계약의 내용이었는지와 중대한 과실 여부가 관건입니다.
참고: 민법 제109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7864 판결; 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다12259 판결; 대법원 1996. 12. 6. 선고 95다24982, 2499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