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다세대주택에 사는 임차인 박 씨는 보증금 800만 원, 월세 45만 원으로 계약했지만 생활비가 빠듯해 월세 두 달분을 내지 못했습니다. 임대인 최 씨가 월세 지급을 요구하자 박 씨는 “보증금에서 빼면 되지 않느냐”고 맞섰고, 최 씨는 계약을 끝내고 집을 비워 달라고 했습니다. 박 씨는 계약을 연결한 중개사 김 대표에게 보증금이 남아 있는데도 월세를 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보증금이 남아 있다면 임차인은 연체 월세를 내지 않고 보증금에서 충당하라고 할 수 있을까요?
보증금은 월세뿐 아니라 임차인의 다른 채무도 담보합니다. 다만 그 말이 계약 중에 임차인이 월세 지급을 미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체된 월세는 보증금으로 담보되지만, 임차인이 보증금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월세 지급을 거절하거나 연체 책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보증금은 임대차가 끝나고 집을 돌려줄 때까지 생긴 월세나 손해배상채무 등을 정산하는 데 쓰입니다. 따라서 계약이 끝난 뒤라도 집을 아직 반환하지 않았다면, 보증금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연체 월세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할 수 없습니다. 집을 반환한 뒤 남은 보증금이 얼마인지 정산하는 순서라고 이해하면 좋습니다.
또 월세 연체액이 두 달분에 이르면 민법 제640조에 따라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하고 주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은 월세를 미뤄도 되는 이유가 아니며, 두 달분 연체에 이르면 계약 해지 문제도 생길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1999. 12. 7. 선고 99다50729 판결, 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5다8323, 8330 판결,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다4417 판결,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24881 판결, 민법 제640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