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살던 강 씨는 생전에 동거인 이 씨와 딸 한 씨에게 현금 4,000만 원은 딸에게, 나머지 예금과 아파트는 이 씨에게 사후에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세 사람은 그 내용을 메모지에 적고 이 씨와 한 씨는 지장을, 강 씨는 도장을 찍었습니다. 강 씨가 세상을 떠난 뒤 한 씨는 메모가 무효라며 이 씨에게 통장과 도장을 돌려달라고 하고, 이 씨가 사용한 돈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소송이 이어지는 동안 1년이 넘었고, 한 씨는 패소한 뒤 이번에는 유류분을 청구하려 합니다.
증여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낸 소송만으로 유류분 반환청구의 1년 시효도 멈췄다고 볼 수 있을까요?
민법 제1117조에 따르면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상속이 시작되고 반환 대상인 증여나 유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 때부터 1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여기서 단지 증여 사실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지만, 피상속인의 거의 전 재산이 증여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증여가 유류분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증여가 무효라는 주장이 사실상·법률상 근거가 있고, 그 믿음 때문에 유류분 청구를 미뤘다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판단이 달라질 여지는 있습니다.
다만 증여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통장·도장의 반환이나 소비한 돈의 반환을 구한 것만으로는, 증여가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유류분 침해를 이유로 반환을 요구한 것까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유류분 반환 의사표시는 대상이 된 증여를 가리켜 반환을 요구하면 충분하지만, 서로 다른 취지의 청구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유류분 시효가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한 씨에게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고 상속 개시와 증여 사실을 안 뒤 1년이 지났다면,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효를 다투는 소송과 유류분 반환청구는 별개로 살펴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1117조;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0다66430, 66447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