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오래된 골목에서 윤서진은 장도현 소유 토지 위에 작은 상가를 지었고, 건물은 신탁회사 다온신탁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했습니다. 이후 임차인들이 상가를 사용하며 20여 년이 흘렀지만, 다온신탁 직원이 현장에서 건물을 직접 점유하거나 토지를 관리한 적은 없었습니다. 장도현이 토지 반환을 요구하자, 매매 상담을 맡은 중개사 김 대표는 건물 소유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현장에 직접 나오지 않은 수탁자도 건물 부지를 점유해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신탁으로 건물 소유권이 수탁자 앞으로 등기됐다면,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수탁자가 건물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건물 소유에 따르는 의무도 부담합니다. 따라서 수탁자가 건물을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건물 소유를 위해 그 부지를 점유하는 것으로 봅니다. 이 사안에서 부지의 점유자이자 점유취득시효 완성에 따른 시효취득 주체는 윤서진이 아니라 다온신탁입니다. 다만 실제로 시효취득이 인정되려면 점유 기간 등 나머지 요건도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건물을 현실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수탁자의 부지 점유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참고: 대법원 1986.07.08. 선고 84누76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