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솔내마을 주민들은 1970년대에 돈을 모아 마을 공동우물과 주차장으로 쓸 땅을 마련했고, 등기에는 ‘솔내리’ 명칭이 올라갔습니다. 지금도 주민회의에서 관리 방법을 정하고 이장 김도윤이 일을 맡아왔지만, 이웃 토지 소유자 박성호가 땅의 출입구에 울타리를 세우면서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주민들은 마을 이름으로 울타리 철거 소송을 낼 수 있는지, 또 땅이 누구 소유인지 궁금해합니다.
마을에 대표자와 공동의 의사결정 구조가 있고 땅도 주민 복지를 위해 마련됐다면, 마을 공동체 이름으로 소송하고 재산의 소유주체가 될 수 있을까요?
자연부락이라도 주민들이 구성원이 되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의사결정기관과 대표자 등 집행기관을 두고 독자적으로 활동한다면 법인 아닌 사단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표자나 관리인이 있는 법인 아닌 사단·재단은 민사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으므로, 마을의 조직과 대표자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을 재산의 소유주체는 등기 명칭만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판례는 지방자치법 시행 전 동·리 명의로 보유한 재산이라도 주민들이 공동편익과 복지를 위해 공동체를 구성하고 재산을 마련해 동·리 명의로 소유해 온 경우, 그 주민공동체가 소유주체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솔내마을의 경우에도 실제로 공동체가 조직되어 있었는지, 해당 토지를 주민 공동의 목적을 위해 마련하고 관리해 왔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마을의 조직과 재산 취득·관리 경위가 확인되어야 소송 주체와 소유주체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1999. 1. 29. 선고 98다3351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