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외곽에서 소형 물류창고를 짓던 한 대표는 공사 중인 건물을 박 씨에게 넘기기로 하고, 박 씨에게서 대금 2억 8천만 원을 모두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 대표가 “너무 싸게 넘겼다”며 건축주 명의 변경에 협조하지 않자, 박 씨는 건축주명의변경금지가처분을 받아 한 대표에게 송달했습니다. 그 뒤에도 한 대표는 건축주 명의를 이 씨에게 넘겼고, 이 씨는 창고를 완공해 소유권보존등기까지 마쳤습니다.
박 씨는 가처분을 근거로 이 씨의 소유권보존등기를 말소해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계쟁물에 관한 가처분은 다툼의 대상이 처분되거나 바뀌어 나중에 권리를 실현하기 어려워지는 일을 막기 위한 보전 절차입니다. 하지만 건축주 명의 변경을 하지 말라는 가처분은 결정이 채무자에게 송달되는 것 외에 등기부에 표시하는 방법이 없어, 그 자체로 제3자에게까지 효력이 미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제3자가 실제로 권리를 넘겨받아 소유권보존등기까지 했다면, 가처분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취득의 효력을 부정하거나 등기 말소를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가처분을 어긴 행위가 있었다고 해서 그 행위가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이는 가처분만을 근거로 한 판단이며, 당사자 사이의 별도 계약상 권리나 등기의 원인에 관한 다툼은 따로 살펴야 합니다.
가처분만으로 제3자의 소유권보존등기를 말소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 대법원 1989. 10. 10. 선고 88다카3922 판결; 대법원 1997. 5. 7. 선고 97다190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