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솔시에서 중고차 매매업체를 운영하는 박 대표는 윤서 씨에게 특정 연식·등급의 SUV를 팔았고, 윤서 씨는 대금을 치른 뒤 차를 인도받았습니다. 나흘 뒤 차량의 중앙 화면이 켜지지 않아 정비소에서 확인했더니 제어 모듈 고장으로 판명됐고, 비교적 간단한 부품 교체로 수리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윤서 씨는 박 대표에게 같은 연식·등급의 하자 없는 차량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지만, 박 대표는 수리로 해결될 문제라며 난감해했습니다.
수리하기 쉬운 고장인데도 매수인이 하자 없는 다른 차량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요?
종류를 정해 매매한 물건에서 하자가 발견되면, 매수인은 사안에 따라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그 대신 하자 없는 물건을 청구하는 권리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권리가 언제나 제한 없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자가 가볍고 수리가 쉽고, 수리해도 물건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데 매도인에게 다른 물건을 내주도록 하면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는 경우에는, 법원이 형평을 고려해 그 청구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하자의 정도와 수리의 난이도·가능성, 수리 뒤 가치에 미치는 영향, 다른 물건을 내주는 데 드는 매도인의 부담 등을 함께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이 사례처럼 부품 교체로 고칠 수 있고 수리로 가치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낮은 고장이라면, 다른 차량을 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자 없는 물건을 청구할 권리는 있지만, 수리가 쉽고 대체 부담이 지나치게 크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581조 제1항, 제2항, 제580조 제1항, 제575조 제1항;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다7258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