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에서 농기계 수리점을 운영하는 한도윤 씨는 이정호 씨의 관리기를 고쳐줬지만 수리비 480만 원을 받지 못해 기계를 계속 보관했습니다. 한 씨는 유치권에 따른 경매를 신청하며 관리기를 집행관에게 제출했는데, 그 뒤 이 씨의 다른 채권자 오세진 씨가 압류를 신청하면서 별도의 강제경매가 진행됐고 관리기는 강민아 씨에게 팔렸습니다. 강 씨가 관리기를 내달라고 하자, 한 씨는 자신이 압류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맞섰습니다.
유치권에 따른 경매가 진행 중인 물건이 다른 채권자의 경매로 팔렸다면, 유치권자는 매수인에게 인도를 거부할 수 있을까요?
민사집행법은 집행관이 물건을 점유해 압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물건을 점유한 제3자가 집행관에게 물건을 내놓는 경우에도 압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유치권자가 유치권에 따른 경매를 위해 물건을 집행관에게 제출했더라도 유치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런 상황에서 다른 채권자가 이중압류 방식으로 강제집행을 하려면 유치권자의 승낙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유치권자의 동의 없이 다른 채권자의 경매가 진행돼 물건이 팔렸더라도, 그 매각만으로 유치권자의 지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물건을 계속 유치할 권리가 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씨는 자신이 압류에 승낙하지 않았고 유치권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매수인에게 인도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유치권에 따른 경매를 위해 물건을 제출했더라도, 다른 채권자의 압류에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189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191조, 민사집행법 제215조, 대법원 2012. 9. 13. 2011그213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