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작은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강민호 씨는 거래처 대표 오세진 씨에게 빌려준 5,200만 원을 변제기가 지나도록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그 뒤 오 씨는 배우자 윤서영 씨와 협의이혼하면서, 혼인 중 마련한 부평 아파트를 재산분할 명목으로 윤 씨에게 넘겼고 오 씨 명의로 남은 재산은 거의 없었습니다. 강 씨는 아파트 이전 사실을 알고 재산분할을 가장한 재산 빼돌리기 아닌가 의심했습니다.
이혼하면서 배우자에게 넘긴 아파트가 채권자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취소될 수 있을까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할 것을 알면서 재산을 처분한 경우, 채권자는 법원에 그 행위의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혼 재산분할은 혼인 중 함께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절차이고, 사안에 따라 이혼에 따른 위자료 성격도 포함될 수 있어 아파트를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부부가 재산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정도, 각자의 채무와 이혼 후 재산 상태 등 여러 사정을 살펴봅니다. 채무자가 이미 재산보다 빚이 많거나 재산분할로 무자력이 되더라도, 분할이 법 취지에 맞고 지나치게 과하지 않다면 취소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산분할이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 과도하고, 분할을 구실로 재산을 처분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상당한 부분을 넘는 범위만 취소될 수 있습니다. 그 과도함을 입증할 책임은 채권자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강 씨가 취소를 구하려면 아파트 전체를 돌려달라고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부의 혼인 경위와 재산 형성 과정, 각자의 채무와 이혼 뒤 보유 재산 등을 바탕으로 재산분할 중 어느 부분이 과도한지 입증해야 합니다. 재산분할의 상당한 범위를 넘어선 부분이 입증되는 경우에만 그 초과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406조 제1항,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4다58963 판결, 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5다7310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