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다가구주택에 사는 임차인 이수진 씨는 전입신고 때 호수 표기를 잘못해 주민등록 주소와 등기부상 주소가 달랐습니다. 집주인 오 씨가 새마을금고에서 대출을 받자, 금고는 이 씨의 주소 오류와 거주 사실을 확인하고도 임차인을 선순위 권리자로 반영해 담보가치를 낮춰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대출이 연체돼 경매 절차가 시작되자 금고는 이 씨의 주민등록이 잘못됐으니 임대차 대항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소 오류를 알고 임차인 몫만큼 담보가치를 낮춰 대출한 금융기관이, 나중에 그 오류를 내세워 임차인을 배제할 수 있을까요?
임차인의 주민등록 주소와 등기부상 표시가 다르다는 사실을 근저당권자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대항력을 부정하는 주장이 곧바로 신의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법률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므로 예외는 신중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다만 금융기관이 주소 오류를 알면서도 임차인을 선순위 권리자로 취급해 담보가치를 낮추고 대출한 뒤, 임차인의 손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로 뒤늦게 대항력 결여를 주장하는 등 구체적인 사정이 있다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권리 행사가 상대방의 신뢰를 저버리고 정의 관념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도인지가 관건입니다. 주소 오류를 알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뒤의 구체적인 행동까지 살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8.02.14. 선고 2007다3322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