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외곽에 냉동물류센터를 짓던 서해저온물류의 공사 일정은 방염 천장패널 수급에 달려 있었습니다. 시공사 정우건설은 대만 무역회사를 통해 루메리아산 패널을 들여오기로 했지만, 선적 직전 루메리아 정부가 해당 제품의 수출을 갑자기 중단했습니다. 공정이 밀리자 서해저온물류는 정우건설에 지체상금을 청구했고, 정우건설은 자신이 막을 수 없는 사정이었다고 맞섰습니다.
수출 제한 때문에 납품이 늦어진 경우, 시공사는 지체상금을 내지 않아도 될까요?
지체상금은 약속한 공사나 납품이 늦어진 데 따른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 둔 것입니다. 따라서 채무불이행에 관한 일반 원칙이 적용되고, 수급인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면 지체상금 책임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수출 제한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우건설이 통상적인 방법을 다했어도 지연을 예상하거나 막기 어려웠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해야 합니다. 대체 공급처를 알아보거나 미리 확보하는 것이 가능했는지, 수출 중단이 언제 알려졌는지 등이 중요합니다.
당초 예상하지 못한 지반 상태로 공법이 바뀌어 공사가 늦어진 사안에서 지체상금 부과가 부당하다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 또 입주 지연이 불가항력이었다고 인정되려면 그 원인이 사업자의 지배 밖에서 생겼고, 통상적인 수단을 다해도 예상하거나 방지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판례도 있습니다. 수출 제한의 발생뿐 아니라, 대체 조달 등 지연 방지 노력을 다했는지가 면책의 관건입니다.
참고: 민법 제390조; 인천지방법원 2008. 5. 30. 선고 2007가합7566판결;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다59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