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작은 베이커리를 열려는 임대인 한 씨는 유명한 인테리어 시공자인 오 대표의 감각을 믿고 공사를 맡겼습니다. 계약서에는 오 대표가 직접 시공한다는 약속은 없었지만, 공사 도중 오 대표는 일정이 겹치자 목공팀과 도장팀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완성된 매장을 둘러본 한 씨는 계약 때와 다른 사람들이 일했다며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수급인이 직접 공사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투입한 것만으로 도급계약을 기망을 이유로 취소할 수 있을까요?
도급인은 약속한 일을 완성해 달라고 맡기고, 수급인은 그 일을 완성해 결과물을 인도할 의무를 집니다. 다만 별도 약정이 있거나 일의 성질상 수급인이 직접 해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수급인이 반드시 자기 손으로 공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계약 내용대로 공사가 이행된 경우라면 수급인이 제3자를 투입했다는 사실만으로 계약 불이행이라고 보기 어렵고, 그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도급인을 속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한 씨가 오 대표의 능력을 믿고 계약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결론이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직접 시공하기로 한 약속이 있거나 공사의 성질상 오 대표 본인의 작업이 중요했다면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제3자를 썼다는 사실만으로는 기망에 의한 계약 취소가 어렵습니다.
참고: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다8254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