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오래된 단독주택을 고친 시공업자 윤재호 씨는 집주인 서민아 씨에게 공사대금 1,800만 원을 받지 못하자 주택을 점유하며 유치권을 행사했습니다. 집을 비워두면 관리가 걱정돼 윤 씨는 그곳에 머물기 시작했고, 이를 알게 된 서 씨는 허락 없이 집을 사용했다며 유치권을 없애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서 씨가 매도를 고민하며 중개사 정 대표에게 상담하자, 정 대표는 집에 거주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치권이 사라지는지 살펴보게 됐습니다.
공사대금 유치권자가 집주인 허락 없이 그 집에 살면 유치권을 잃게 될까요?
민법은 유치권자에게 맡겨진 물건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점유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소유자의 승낙 없이 보존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사용하거나 빌려주고 담보로 제공한 경우에는 소유자가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공사대금채권을 이유로 유치권을 행사하는 사람이 유치물인 주택에 직접 거주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주택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용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단지 유치권자가 그 집에 거주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유치권 소멸을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집을 훼손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사용하게 하는 등 보존에 필요한 범위를 벗어난 사정이 있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거주 사실만으로 유치권이 자동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 제324조;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4068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