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오래된 상가 2층에서 공방을 운영하던 박지우는 임대인 오세훈에게 보증금 7천만 원을 맡겼습니다. 실제 전세 계약은 없었지만, 두 사람은 보증금 반환을 담보하려고 점포에 전세권설정등기를 해 두기로 했습니다. 등기가 끝난 뒤 박 씨는 운영자금을 빌리며 대여인 최은서에게 그 전세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근저당권을 설정했지만, 최 씨는 보증금 담보만을 위한 합의라는 사정을 몰랐습니다. 보증금 반환 문제가 생기자 상가 입구에서 오 씨가 무효를 주장했고, 최 씨는 근저당권 등기가 된 등기부등본을 내보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임대인 오 씨는 전세권 설정이 실제 계약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그 사정을 몰랐던 최 씨에게도 무효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전세권설정계약이 실제로는 없고 보증금 반환채권을 담보하려고 당사자끼리 등기한 경우, 그 합의가 무효라고 해도 이후 그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별도의 근저당권을 취득한 사람에게 그 무효를 당연히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근저당권자가 담보 목적만을 위한 등기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알지 못한 근저당권자에게는 임대인이 무효를 주장하기 어렵고, 알고 있었다면 달리 판단될 수 있습니다.
근저당권자가 그 사정을 몰랐다면, 임대인은 그에게 전세권 설정의 무효를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참고: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다2937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