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 오래된 다가구주택을 사들인 임 씨는, 전 소유자 오 씨가 법정지상권을 취득한 건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토지 소유자 강 씨는 임 씨에게 건물을 철거하라고 요구했고, 중개사 한 대표는 건물 등기와 토지 권리관계를 다시 살펴보게 됐습니다.
법정지상권이 있는 건물을 넘겨받았지만 아직 지상권 등기를 하지 못한 경우, 임 씨는 강 씨의 철거 요구를 막을 수 있을까요?
법정지상권을 가진 건물 소유자가 건물을 양도하면,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지상권도 함께 넘기기로 한 것으로 봅니다. 건물 양수인은 전 소유자가 토지 소유자에게 가진 지상권 설정등기 청구권을 대신 행사해 등기를 진행하고, 이어 자기 명의로 이전등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양수인이 등기 절차를 밟을 수 있다면, 토지 소유자는 신의칙상 양수인에게 건물 철거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철거를 요구할 수 없다고 해서 토지를 무상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 씨는 토지를 점유·사용해 얻은 이득을 부당이득으로 강 씨에게 반환해야 합니다. 철거 요구는 막을 수 있지만, 토지 사용 이득은 반환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1996. 4. 26. 95다52864 판결; 대법원 1985. 4. 9. 84다카1131?1132 판결; 대법원 1997. 12. 26. 96다3466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