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아파트에 살던 임차인 박 씨는 전세금 6억 5천만 원을 담보하는 전세권을 설정하고, 존속기간을 2024년 12월까지로 정해 등기했습니다. 몇 달 뒤 소유자 최 씨는 아파트에 대출을 받으며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이후 세금 체납으로 압류와 공매 절차가 이어졌습니다. 박 씨는 전세금을 조금이라도 먼저 받으려 배분을 요구했지만, 공매 부동산을 살 사람이 전세권을 인수하는지 걱정입니다.
공매에서 배분을 요구한 선순위 전세권은 매각과 함께 사라질까요?
구 국세징수법은 공매대금을 어떤 국세와 채권에 배분할지를 정하고 있지만, 매각으로 전세권이 소멸하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판례는 전세권에 주거·사용 권능이 남아 있고 새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면, 매수인이 그 권리를 인수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봅니다.
민사집행 절차와 달리,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에 민사집행법의 규정이나 해석을 그대로 가져와 전세권이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배분요구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대항력 있는 전세권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존속기간 만료 등으로 전세권의 사용·수익 권능이 사라졌거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전세권이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세권의 소멸 여부는 배분요구 여부가 아니라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리가 남아 있는지로 살펴야 합니다.
참고: 구 국세징수법 제80조 제1항, 구 국세징수법 제81조 제1항, 구 국세징수법 제83조 제1항 후문, 대법원 2000. 2. 25. 선고 98다50869 판결,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두7329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6032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