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부지를 찾던 윤 씨는 충북 가람군의 한 토지를 중개사무소 직원 강 씨에게 소개받았습니다. 매도인 서 씨와 매매대금이나 계약서 작성일을 정하지 않은 채, 윤 씨는 우선 의사를 보이겠다며 서 씨 계좌로 380만 원을 보냈습니다. 며칠 뒤 현장을 찾은 윤 씨는 토지에 연결된 진입로가 없어 차량이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서 씨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매매 조건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낸 돈도 계약금으로 볼 수 있어 반환받기 어려울까요?
계약이 성립하려면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합니다. 모든 세부사항을 처음부터 확정할 필요는 없지만, 본질적·중요한 사항은 구체적으로 합의하거나 나중에 정할 기준과 방법을 합의해야 합니다. 당사자가 합의가 필요하다고 여긴 사항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윤 씨와 서 씨 사이에 매매대금이 정해지지 않았고, 장차 이를 정할 기준도 합의되지 않았습니다. 돈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매매계약이 성립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서 씨는 받은 380만 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합니다. 계약의 핵심 조건이 합의되지 않았다면, 송금만으로 계약금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65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