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외곽에서 낡은 창고가 있는 땅을 판 한 씨는 매수인 서 씨에게 주택 신축을 위한 토지사용승낙서를 내줬습니다. 서 씨는 그 승낙서를 첨부해 시청에서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공사를 시작하기 전 잔금 지급일이 지나도록 대금을 치르지 못했습니다. 계약을 해제한 한 씨가 건축허가 철회를 신청하자, 시청은 허가가 이미 나왔다는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토지 소유자인 한 씨는 시청의 거부에 다투고 건축허가 철회를 구할 수 있을까요?
건축허가는 건축주가 누구인지보다 건축 대상 토지와 건축물의 조건을 중심으로 심사하는 성격이 있습니다. 그래서 허가를 받은 사람이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허가를 얻었더라도,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그 토지를 사용할 권리를 잃었다면 토지 소유자는 허가 철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행정청이 그 신청을 거부하면 그 거부는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이 해제됐다고 건축허가가 저절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청은 허가를 철회할 필요가 생겼는지 살펴야 하고, 토지 소유자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와 허가를 받은 사람이 입을 불이익을 비교해야 합니다. 토지 소유자의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상대방의 불이익보다 충분히 크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철회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한 씨는 철회를 신청하고 거부 처분을 다툴 수 있지만, 허가 철회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두2296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4두41190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두7606 판결 등;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두27322 판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