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수산물 유통업을 하는 윤 사장은 냉동창고 냉각설비를 장 대표의 업체에 맡겼고, 설비가 완성되자 대금을 모두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냉동창고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보관 중이던 가리비가 전량 상해 상품으로 쓸 수 없게 됐습니다. 윤 사장은 설비 수리비뿐 아니라 가리비 손실까지 배상받을 수 있는지 장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냉각설비의 하자로 보관 상품까지 망가졌다면, 설비 수리비와 상품 손실을 모두 청구할 수 있을까요?
도급으로 완성된 목적물 자체에 하자가 생긴 경우, 그 하자를 고치는 비용이나 목적물 자체의 손해는 민법 제667조에 따른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 다룰 수 있습니다. 반면 하자가 목적물 밖으로 번져 도급인의 다른 재산에 손해를 입혔다면, 그 손해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배상의 문제로 별도로 볼 수 있고 두 책임은 함께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윤 사장은 냉각설비의 수리비와 가리비 손실을 구분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리비 손실은 민법 제390조에 따른 청구이므로 수급인의 귀책사유가 쟁점이 됩니다. 대법원은 목적물의 하자로 인해 계약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도급인의 다른 재산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수급인이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그 확대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설비 자체의 하자와 그로 인해 번진 상품 손해는 각각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667조, 민법 제390조, 대법원 2004.8.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7.8.23, 선고, 2007다2645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