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원미구에 아파트를 가진 서 씨는 인천 남동구의 오래된 아파트를 임차하려고 했습니다. 중개사 김 실장은 해당 아파트 시세가 약 4억 3천만 원인데 등기부상 근저당권 채권최고액 합계는 4억 8천만 원이고, 경매가 임박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서 씨는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보증금 3천만 원으로 계약한 뒤, 약정된 잔금일과 인도일보다 앞서 잔금을 지급하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까지 마쳤습니다.
경매 위험과 담보 초과 사실을 알면서 소액임차인 기준에 맞춰 계약하고 먼저 전입했다면, 서 씨는 소액임차인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비슷한 사안에서, 임대차계약이 실제 주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경매 전에 대항요건을 갖추면 우선변제받을 수 있다는 제도를 악용해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체결됐다면 소액임차인 보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액임차인의 보증금이 사실상 전 재산일 수 있어 특별히 보호하려는 제도의 취지를 이용해, 경매 절차에서 다른 담보권자보다 앞서 변제받으려는 행위까지 보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계약을 서둘렀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제도 악용 목적이 인정되면 소액임차인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62223 판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