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외곽의 땅주인 최 씨는 공사대금을 약속한 날까지 주지 못하면 시공업자 오 씨에게 건축허가 명의를 넘기기로 했습니다. 최 씨는 뒤이어 금융업자 한 씨에게 토지 근저당권과 지상권을 설정해 주고, 완공된 건물에도 추가 담보를 제공하겠다는 각서를 썼습니다. 한 씨가 그 약속을 믿고 공사를 허용한 뒤 공사대금이 밀리자, 건축허가 명의는 오 씨에게 넘어갔고 오 씨는 공사를 이어갔습니다.
건축허가 명의를 넘겨받아 공사 중인 오 씨에게 한 씨가 건물 철거와 대지 인도를 요구할 수 있을까요?
토지에 근저당권과 함께 설정된 지상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저당권이 실행될 때까지 토지의 담보가치를 지키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제3자가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면, 지상권자는 그 제3자에게 맞설 권원이 따로 없는 한 건물 철거와 대지 인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상권은 등기된 내용에 따라 제3자에게도 효력이 미칩니다. 건축허가 명의를 넘겨받았거나 토지주에게서 토지를 사용하기로 약속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등기된 지상권에 맞설 수 없습니다. 이 사례에서 한 씨가 허용한 것은 완공 건물에 추가 담보를 설정하는 약속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범위의 토지 사용이지, 오 씨가 건물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까지 허락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 씨에게 별도의 대항할 권원이 없다면 한 씨는 지상권에 기해 철거와 대지 인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2004. 3. 29.자 2003마1753 결정, 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5다47205 판결, 민법 제185조
건축허가 명의만으로 등기된 지상권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