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작은 상가를 운영하는 김혜진 씨는 건물주 한성민 씨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주고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몇 달 뒤 등기소에서 발급받은 등기사항증명서를 살펴보던 김 씨는 자신의 근저당권이 말소되고 그 뒤로 은행의 후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김 씨는 말소에 동의한 적이 없었고, 은행은 회복등기에 필요한 승낙을 선뜻 해주지 않았습니다.
불법으로 말소된 근저당권이라면 후순위 근저당권자의 승낙 없이도 곧바로 회복등기를 할 수 있을까요?
말소회복등기는 기존 등기가 부적법하게 지워진 경우에 문제 됩니다. 다만 말소등기가 무효라고 해도 당사자가 스스로 말소를 신청했다면 회복등기를 할 수 없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말소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졌는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합니다.
불법 말소가 인정되더라도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등기상 이해관계인이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그 권리자의 승낙서나 승낙을 대신할 재판의 등본이 필요하므로, 후순위 권리자가 동의하지 않을 때는 승낙을 구하는 별도 소송을 검토해야 합니다. 선순위 근저당권 회복을 구한 소송에서 이겼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이 후순위 권리자에게 그대로 미치는 것은 아니어서, 후순위 권리자는 별도 소송에서 말소의 적법성 등을 다툴 수 있습니다. 회복 판결만으로 등기가 자동 복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불법 말소 여부와 후순위 권리자의 승낙 또는 이를 대신할 재판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3974 판결; 부동산등기법 제59조; 부동산등기법 제75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