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작은 상가를 운영하려던 한수진 씨는 9월 3일 전대인 이도현 씨와 보증금 3,500만 원에 점포 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열흘 뒤 이 씨는 보증금 반환을 담보하겠다며 자신 소유의 다른 부동산에 9월 30일까지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로 추가 약정했지만, 약속한 날이 지나도록 등기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등기부를 확인한 한 씨는 계약을 끝낼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계약 뒤 추가한 근저당권 설정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만으로 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까요?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하려면 원칙적으로 계약의 목적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의무가 이행되지 않아야 합니다. 계약의 주된 의무가 아닌 부수적인 의무를 어겼다는 사정만으로는 보통 계약을 끝낼 수 없습니다. 다만 겉보기에는 부수적인 의무라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계약의 목적 자체를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라면 달리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안처럼 전대차계약을 맺은 뒤 보증금 반환을 담보하기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로 한 약정은 계약 체결 후에 추가됐습니다. 따라서 그 약속이 없었다면 애초에 전대차계약을 맺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으면 전대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볼 사정이 없다면, 근저당권 설정은 주된 의무라기보다 부수적인 의무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담보 설정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전대차계약을 해지하기 어렵습니다.
참고: 대결 1997. 4. 7. 97마575; 대판 2001. 11. 13. 선고 2001다2039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