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에서 상속받은 임야 8필지를 두고 친척들과 다툼이 생길까 걱정한 이지연 씨는 사촌 윤태호 씨에게 등기 명의를 맡겼습니다. 그런데 윤 씨는 지연 씨의 동의 없이 임야를 개발업자에게 12억 4천만 원에 팔고도 대금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지연 씨는 뒤늦게 소송을 내 조정을 거쳐 3억 6천만 원을 받았고, 세무서는 그 금액을 지연 씨의 양도소득으로 보고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명의수탁자가 몰래 판 땅의 대금을 소송과 조정으로 나중에 받은 경우에도 명의신탁자에게 양도소득세를 물릴 수 있을까요?
명의신탁자가 스스로 토지 매도를 결정하거나, 매도 대금을 사실상 관리하고 처분할 수 있었다면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명의수탁자가 위임이나 승낙 없이 임의로 팔았다면, 원칙적으로 양도의 주체는 명의수탁자입니다.
또한 대금을 명의신탁자에게 돌려준 것으로 보려면, 수탁자가 대금을 받은 즉시 자발적으로 넘기는 등 명의신탁자가 그 소득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할 수 있었던 사정이 중요합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소송을 통해 일부 금액을 받은 것만으로는 대금이 명의신탁자에게 환원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처럼 무단 처분 뒤 소송·조정으로 돈을 받았다면, 그 사실만으로 명의신탁자에게 양도소득세 납세의무가 생긴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핵심은 명의가 아니라, 매도 당시 양도소득을 실제로 지배·관리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참고: 대법원 1999.11.26.선고 98두7084판결,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두1071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