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창고를 운영하는 윤태성 씨는 은행에서 7,500만 원을 빌리며 지인 서정우 씨 소유 창고에 채권최고액 9,75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1년 뒤 만기가 되자 은행은 같은 원금과 이율로 대출을 다시 약정했지만, 새 돈을 건네지 않고 장부에서 기존 대출을 갚은 것으로 처리했습니다. 이 사실을 안 서 씨는 은행에 새 대출에는 담보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실제로 새 돈이 오가지 않은 대환이라면, 서 씨의 창고에 설정된 근저당권도 계속 효력이 있을까요?
현실적인 자금 이동 없이 새 대출을 만들어 기존 대출을 갚은 것처럼 처리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별개의 채무라기보다 기존 채무의 변제기를 미룬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법률상으로는 기존 채무가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이어지는 준소비대차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은행과 담보제공자가 미리 대환 형식으로 바꾸면 담보책임을 면한다고 약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기존 채무를 담보하던 책임은 원칙적으로 이어집니다. 다만 서 씨가 윤 씨의 개인 채무를 직접 갚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담보책임은 근저당권이 설정된 창고에 미칩니다. 이 사례에서는 장부상 대환만으로 근저당권의 담보책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참고: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16077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