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외곽 물류센터를 관리하던 윤서진 씨는 자재대금을 받지 못한 장민호 씨에게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장 씨는 센터 소유주 최은영 씨가 윤 씨에게 지급할 관리용역대금 채권을 압류했고, 통지를 받은 뒤 윤 씨와 최 씨는 새 운영자 정다은 씨에게 계약상 지위를 넘기는 계약인수를 했습니다. 최 씨는 윤 씨와의 계약이 끝났으니 장 씨에게 지급할 돈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계약인수로 기존 계약이 끝났다면, 센터 소유주는 압류채권자에게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까요?
채권 압류는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입니다. 채무자는 압류된 채권을 없애거나 줄이는 행위로 압류채권자에게 맞설 수 없지만, 압류가 그 채권의 바탕이 된 계약관계 자체를 처분하는 것까지 막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인수로 기존 당사자가 계약에서 빠지고 새 당사자가 권리·의무를 이어받더라도, 채권은 기존과 같은 내용을 유지한 채 승계됩니다. 따라서 새 운영자는 압류의 제한이 붙은 채권을 넘겨받고, 제3채무자는 계약인수로 기존 계약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계약인수는 가능하지만, 압류된 채권까지 깨끗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2다4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