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작은 상가를 두고 김 씨는 예전 소유자 윤 씨와 맺었던 매매예약을 바탕으로 가등기를 해 두었지만, 그 예약은 나중에 해제돼 등기원인이 사라졌습니다. 그 뒤 윤 씨는 상가를 박 씨에게 팔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그 후에야 윤 씨와 김 씨는 옛 가등기를 다시 활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김 씨가 그 가등기를 바탕으로 본등기를 마친 뒤 최 씨에게 소유권을 넘기자, 박 씨는 자신이 여전히 소유자인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먼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박 씨에게, 나중에 합의해 되살린 가등기와 그에 따른 등기를 내세울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가등기의 원인이 사라진 뒤 당사자끼리 그 가등기를 다시 쓰기로 합의했더라도, 그 합의 전에 이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람에게는 그 합의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먼저 등기한 박 씨는 그 시점에 등기상 이해관계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김 씨의 본등기와 이를 바탕으로 한 최 씨의 등기가 원인무효로 말소되는 경우에는 박 씨 명의 등기의 회복등기를 해야 합니다. 회복등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더라도 박 씨는 등기명의인으로서의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박 씨가 먼저 등기를 마쳤다면, 뒤늦은 가등기 유용 합의만으로 그 지위를 빼앗기 어렵습니다.
참고: 대법원 1989. 10. 27. 선고 87다카42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