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작은 베이커리를 운영하던 임차인 한서윤 씨는 월세가 밀려 임대인 윤태식 씨에게 계약 해지와 점포 인도 요구를 받았습니다. 한 씨는 보증금을 돌려받기 전까지 점포를 넘길 수 없다며 문을 잠갔고, 오븐과 진열대 등 집기는 그대로 둔 채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윤 씨는 점포를 비워주지 않은 기간의 차임 상당액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영업은 멈췄지만 집기를 둔 채 점포를 점유했다면, 그 기간의 차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돌려줘야 할까요?
임대차가 끝나면 임차인은 점포를 돌려주고 임대인은 밀린 차임 등을 뺀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며, 두 의무는 원칙적으로 함께 이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임차인이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며 점포 인도를 미루는 것만으로 곧바로 불법점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점유로 실질적인 사용·수익을 얻었다면 그 이익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합니다.
반대로 점포를 보증금 반환 전까지 붙들고 있었더라도, 영업을 하지 않고 그 공간에서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않았다면 부당이득 반환의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임대인에게 손해가 생겼다는 사정만으로 임차인이 얻지 않은 이익까지 반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점포를 점유했는지뿐 아니라 실제로 사용·수익했는지입니다.
참고: 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5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