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의 공장 부지를 사려던 이도윤 씨는 새온기계㈜와 매매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현장에 나온 최 과장은 새온기계㈜와 대표이사가 같은 한결물류㈜ 명의의 위임장을 내밀었고, 이 씨는 이를 믿고 7억 8천만 원에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이후 새온기계㈜ 법인 인감증명서의 인영과 계약서에 찍힌 도장이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회사는 최 과장에게 최종 계약 권한을 준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회사 명의 위임장을 제시받고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을 새온기계㈜에 주장할 수 있을까요?
같은 사람이 두 회사의 대표이사라는 사정만으로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계약까지 맡겼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별도의 증거가 없다면 위임받은 권한은 최종 계약을 확정하는 권한이 아니라, 계약 조건을 협의하는 권한에 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 과장이 새온기계㈜로부터 계약 체결에 관한 전면적·포괄적 대리권을 받았다는 자료가 없다면, 이 씨가 정당한 대리권에 따른 계약이라고 주장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민법 제125조에 따른 표현대리가 성립하려면 새온기계㈜가 최 과장에게 대리권을 준 것처럼 표시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상대방이 대리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이 사안처럼 계약서 도장과 새온기계㈜의 법인 인감증명서상 인영이 다르다면, 이 씨가 최 과장의 권한을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른 회사 명의 위임장과 대표이사 동일성만으로는 계약 체결 권한까지 증명되지 않습니다.
참고: 민법 제125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