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외곽의 땅을 팔기로 한 최 씨는 매수인 윤 씨가 작은 작업장을 짓도록 토지사용승낙을 해 줬습니다. 윤 씨는 골조 공사까지 진행했지만 자금난으로 매매계약을 해제했고, 최 씨가 건물에 관한 권리를 넘겨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윤 씨는 그 건물을 박 씨에게 다시 양도했고, 박 씨는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뒤 땅을 계속 쓸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토지사용승낙을 받은 매수인이 건물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면, 새 건물 소유자는 지상권이나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토지사용승낙은 건축을 허락한 것일 뿐, 그 자체로 지상권을 설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된 뒤 매수인은 토지를 건물 부지로 사용할 권원을 잃게 됩니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원래 같은 사람 소유였던 토지와 건물이 매매 등으로 서로 다른 사람 소유가 되고, 건물을 철거하기로 한 약정도 없는 경우에 문제됩니다. 이 사안처럼 토지와 건물이 같은 사람 소유였다가 분리된 적이 없다면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합니다. 따라서 박 씨의 등기만으로 토지사용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지상권과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모두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토지사용승낙만으로 지상권이 생기거나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5다41771, 41788 판결, 대법원 1988. 6. 28. 선고 87다카289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