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상가 건물에 근저당권을 가진 김도윤 씨는 담보대출 채권 가운데 1억 2천만 원만 청구금액으로 적어 경매를 신청했습니다. 경매가 끝난 뒤 후순위 채권자인 이서연 씨는 배당요구를 해 남은 매각대금 일부를 받았고, 배당이 마무리되자 김 씨는 실제 담보채권이 더 크다며 이 씨에게 그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경매신청서에 적힌 금액보다 담보채권이 더 컸다는 점이 분쟁의 출발점입니다.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청구하지 않은 채권액이 남아 있었다면, 후순위 채권자가 받은 배당금을 돌려줘야 할까요?
배당표가 확정되고 배당까지 끝났더라도, 실체상 우선권이 있는 채권자가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했다면 원칙적으로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배당표가 확정됐다는 사실만으로 채권의 실체적인 우선순위까지 확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경매신청채권자가 담보채권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청구금액으로 적었고, 법원이 그 금액을 기준으로 배당표를 작성해 배당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판례는 신청서에 적지 않은 나머지 금액이 후순위 채권자에게 배당됐더라도, 그 배당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는 김 씨가 신청서에 적지 않은 채권액을 근거로 이 씨에게 배당금 반환을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 후순위 채권자에게 배당됐다는 사정만으로 부당이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152조 제2항, 제3항, 제148조; 대법원 2006.9.28. 선고 2004다68427 판결; 대법원 1988. 11. 8. 선고 86다카2949 판결; 대법원 1988. 2. 23. 선고 87다카1790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