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외곽에서 금속가공 작업장을 운영하는 김성재 씨는 설비 납품대금 8,000만 원을 갚지 못했고, 납품업자 최민호 씨는 작업장 토지와 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두었습니다. 경매 절차가 시작되자 김 씨는 “선반은 등기부나 별도 목록에 없으니 다른 채권자에게 넘기겠다”며 지게차를 불러 선반을 옮기려 했고, 현장을 둘러보던 중개사 한지우 씨는 그 말을 듣고 제동을 걸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토지·건물에 설정된 일반 근저당권의 효력이 작업장 선반에도 미칠까요?
물건의 소유자가 다른 물건을 주된 물건의 통상적인 사용에 쓰이도록 붙여 두었다면 종물로 볼 수 있고, 종물은 주된 물건의 처분을 따릅니다. 또 부동산에 부합한 물건이나 종물에는 원칙적으로 저당권의 효력이 미칩니다. 다만 선반이 그 작업장과 함께 사용되도록 설치된 것인지, 소유자가 같은지, 실제로 작업장의 경제적 효용을 높이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야 합니다.
대법원은 주유소 주유기가 독립된 물건이더라도 주유소 건물의 통상적인 영업에 쓰이고 건물의 경제적 효용을 다하게 한다면 종물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 공장저당과 달리 토지·건물에 설정한 일반 저당권은 기계·기구 목록을 따로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민법상 종물이나 부합물에는 효력이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목록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선반을 곧바로 떼어 처분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장비가 임차인의 소유이거나 작업장의 통상적 사용과 무관하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저당권의 목적이 된 자기 물건을 옮겨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사안에 따라 권리행사방해죄가 문제 될 수 있지만, 장비를 옮겼다는 사정만으로 범죄가 자동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장비의 소유관계와 작업장에 대한 기능적 결합, 반출 목적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100조, 민법 제256조, 민법 제358조, 공장저당법 제7조, 형법 제323조, 대법원 1995. 6. 29. 선고 94다6345 판결, 2000. 10. 28.자 2000마5527 결정, 대법원 1994. 9. 27. 선고 94도143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