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이미 빚이 재산보다 많은 서지원 씨는 누나 서지혜 씨와 상속 문제를 의논했습니다. 아버지의 재산뿐 아니라 사업상 채무도 남아 있어 지원 씨는 가족 간 관계와 상속의 부담을 고려해 상속을 포기했고, 채권자 강 씨는 그 때문에 받을 돈이 줄었다며 포기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채무초과 상태인 사람이 상속을 포기하면, 채권자가 사해행위라며 그 포기를 취소시킬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상속포기를 가족관계 등 여러 사정을 함께 고려해 내리는 인격적 결단으로 보았습니다. 채무자가 빚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채권자가 상속포기를 취소할 수 있다고 하면 상속인이 누구인지 정하는 단계부터 법률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또 채권자의 기대에 어긋나더라도, 상속포기 자체가 채무자의 재산을 이전보다 더 나쁘게 만드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상속포기는 민법 제406조 제1항의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가 아니어서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채무초과 상태에서 한 상속포기만으로는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참고: 민법 제406조 제1항;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다2930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