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의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한서진 씨는 공사가 예정만큼 진행되지 않는 것을 보고 4차 중도금 납부를 미뤘습니다. 입주예정일이 지나도 집에 들어갈 수 없던 중, 분양회사 담당자는 계약 해제와 연체이자를 거론하며 납부를 재촉했고, 서진 씨는 결국 중도금과 연체이자를 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는 여전히 입주할 상태가 아니어서, 서진 씨는 중개사 이 대표에게 늦어진 입주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상담했습니다.
입주예정일까지 중도금을 다 내지 못했더라도, 입주가 불가능했던 기간의 지체책임과 연체이자를 따져 물을 수 있을까요?
쌍방이 서로 의무를 부담하는 계약에서는 상대방이 자기 의무를 이행하거나 이행할 준비를 할 때까지 내 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의 의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않았다면 달리 봅니다(민법 제536조 제1항).
중도금이 먼저 지급되어야 하는 약정이라도, 입주예정일에 분양회사가 입주할 수 있도록 준비하지 못했다면 그 시점부터는 중도금 지급과 입주 가능 상태를 마련할 의무가 서로 맞물립니다. 수분양자가 중도금을 내기 전까지 분양회사는 입주 지체 책임을 지지 않지만, 중도금을 완납한 뒤에도 입주가 가능해지지 않았다면 그때부터 지체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연체료도 자동으로 계속 쌓이는 것은 아닙니다. 약정 연체료는 지체에 따른 손해배상 예정으로, 수분양자에게 실제 지체책임이 생기는 때부터 문제 됩니다. 따라서 약정된 중도금 납부일부터 입주예정일까지의 연체료와, 입주예정일 이후 중도금 완납일까지의 연체료는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후자의 기간에는 입주 의무와 중도금 지급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놓이므로, 이미 낸 연체료 중 해당 기간분은 돌려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이 사안에서 서진 씨가 중도금을 완납한 뒤에도 입주할 수 없었다면, 중도금 완납 시점부터 실제 입주가 가능해진 때까지의 입주 지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공사가 늦어 보인다는 사정만으로 선이행 의무를 곧바로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분양회사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처럼 의무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이행거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핵심은 입주예정일과 중도금 완납일을 기준으로 기간을 나눠 책임과 연체료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참고: 민법 제536조 제1항, 대법원 1998. 2. 10. 선고 96다7793, 7809, 7816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민법 제536조 제2항, 민법 제588조, 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다24106, 2411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