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상가주인 한 대표는 카페를 운영하던 이 씨와 보증금 6,000만 원의 전세권을 설정했지만, 사업이 어려워지자 두 사람은 계약을 합의해지했습니다. 이 씨는 전세금 반환채권만 전 직원들에게 넘기고 전세권은 함께 넘기지 않기로 했고, 한 대표는 이에 동의한 뒤 직원들에게 보증금을 지급받게 하고 점포를 돌려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씨의 일반 채권자 최 씨가 전세권에 가압류 부기등기를 해 둔 뒤 말소 승낙을 거부하면서, 한 대표의 등기 정리가 멈췄습니다.
가압류권자가 승낙을 거부하면, 한 대표는 전세권 말소등기를 어떻게 마칠 수 있을까요?
전세권은 전세금 반환채권을 담보하는 성격도 있어 원칙적으로 채권을 넘기면 전세권도 함께 따라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전세계약이 합의해지됐고, 당사자들이 전세권은 넘기지 않은 채 전세금 반환채권만 따로 양도하기로 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다르게 봅니다. 이때 채권을 넘겨받은 사람은 무담보 채권을 취득하고, 채권과 함께 넘어가지 않은 전세권은 소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처럼 합의해지 후 전세금 반환채권만 양도했다면, 그 뒤 전세권에 기입된 가압류는 실체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등기부에 가압류 부기등기가 남아 있는 이상 말소 신청에는 등기상 이해관계인의 승낙이 필요합니다. 최 씨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한 대표는 최 씨를 상대로 말소에 대한 승낙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 판결 등본을 첨부해 말소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압류의 실체적 효력이 없더라도, 등기 말소를 위해서는 승낙 또는 이를 대신할 판결이 필요합니다.
참고: 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다29790 판결; 대법원 1999. 2. 5. 선고 97다33997 판결; 부동산등기법 제57조 제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