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림동에서 다세대주택을 지은 시공업자 강민호는 자재비와 인건비를 부담해 공사를 마쳤지만, 시행사 대표 윤서진은 자금난으로 공사대금 3억 원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완공 건물의 소유권을 윤 대표에게 귀속시키기로 한 약정이 있었던 터라, 민호는 유치권을 포기하는 대신 수분양자들이 아직 내지 않은 분양대금을 직접 받아 공사대금에 충당하고, 윤 대표는 민호가 지정하는 사람에게 일부 세대의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했습니다. 윤 대표의 다른 채권자들은 채무초과 상태에서 맺은 약정이라 재산을 빼돌린 것이라며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공사대금을 받기 위한 이런 약정은 다른 채권자들이 취소할 수 있는 사해행위일까요?
유치권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점유하면서 그 물건과 관련해 생긴 변제기 도래 채권이 있을 때 인정됩니다. 따라서 건물 소유권이 누구에게 처음 귀속됐는지가 중요합니다. 건축주에게 소유권을 귀속시키기로 약정했다면, 완공 건물은 건축주 소유가 될 수 있고 시공자는 공사대금을 받을 때까지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사해행위 취소는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손해를 입힐 것을 알면서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를 한 경우 문제 됩니다. 다만 시공자가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서 그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미납 분양대금을 직접 받아 공사대금에 충당하기로 한 경우, 시공자의 지위가 유치권을 행사할 때보다 더 강해지지 않고 다른 채권자들의 처지도 더 나빠지지 않는다면 사해행위로 보기 어렵습니다. 건물을 완공해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채권자들에게도 더 나은 변제 재원을 마련하는 조치였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결국 약정의 이름보다, 시공자가 얻은 이익과 다른 채권자들의 변제 가능성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핵심입니다.
참고: 민법 제320조, 대법원 1993. 3. 26. 선고 91다14116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66990 판결,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다16202,16219 판결, 민법 제406조 제1항, 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1다13709 판결, 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6608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