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오래된 상가주택과 옆 주차장 부지를 경매로 나온 가격에 함께 낙찰받은 한지우 씨는, 매각물건명세서에 처음에는 인수할 권리가 없다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입찰했습니다. 첫 매각허가가 취소된 뒤 명세서가 ‘최선순위 전세권 있음’으로 바뀌자 한 씨는 법원 직원에게 어떤 권리를 인수하는지 물었고, *“가장 앞선 전세권만 인수하면 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한 씨가 다시 낙찰받아 대금을 낸 뒤에는 여러 세대의 전세권설정등기가 말소되지 않고 회복되어, 예상하지 못한 전세금 부담이 생겼습니다.
매각물건명세서와 법원 직원의 안내를 믿고 입찰했다가 전세권을 추가로 떠안았다면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매각물건명세서는 매수희망자가 경매 부동산의 현황과 권리관계를 살펴보고,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피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자료입니다. 집행법원이나 소속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를 어겨 명세서에 권리관계를 잘못 적거나 불분명하게 안내했고, 그 때문에 입찰가격을 정하는 데 영향을 받아 손해가 발생했다면 국가가 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도 등기부 등 관련 자료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책임이 있다면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손해는 인수하게 된 전세금 채무나, 해당 권리를 알았다면 낮춰 썼을 매수신고가격과 실제 가격의 차액 등을 바탕으로 주장·증명해야 합니다. 명세서 오류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손해액을 입증하면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매수인의 과실도 함께 따져집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105조,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6다91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