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산동의 다세대주택에 사는 임차인 윤 씨는 입주 뒤 차단기가 자주 내려간다고 중개사 한 실장에게 알렸고, 한 실장은 임대인 최 씨에게 그 사실을 전달했습니다. 몇 주 뒤 임대인이 관리하는 공용 전기실에서 불이 나 윤 씨의 집 일부가 그을리자, 최 씨는 임차인에게 수리비를 청구했습니다. 윤 씨는 전기설비 문제였다고 주장하며, 차단기 이상을 알린 문자와 화재 조사 자료를 내놓았습니다.
화재 원인을 임차인의 잘못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 윤 씨는 어떤 점을 증명해야 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을까요?
임차인은 임대차 목적물을 잘 보존하고 계약이 끝나면 원상으로 돌려줄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화재로 집이 훼손된 경우, 임차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손상됐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다만 화재가 임대인이 지배·관리하는 공간의 하자로 발생한 것으로 추단되는 경우에는 그 하자를 보수·제거할 책임이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이때 임대인은 그 화재로 생긴 손해를 임차인에게 청구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임차인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했다는 점 또는 임대인 관리영역의 하자가 화재 원인이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화재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임차인 책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 제374조, 제654조, 제615조, 제390조, 제623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6984 판결; 대법원 2000. 7. 4. 선고 99다64384 판결;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5다65623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1317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