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외곽에서 단독주택을 지은 시공업자 윤 대표는 발주자 강 씨와 준공 후 2년 동안 하자보수보증금 900만 원을 맡겨두기로 계약했습니다. 준공 8개월 뒤 장마철에 지붕 가장자리로 빗물이 스며들고 창틀 주변이 젖었지만, 윤 대표는 강 씨의 수차례 보수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강 씨는 다른 수리업체에 430만 원을 지급하고 보증금에서 이를 충당한 뒤 나머지 470만 원도 돌려주지 않았고, 윤 대표는 잔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수리비를 보증금에서 제하고도 남은 돈은 시공업자에게 돌려줘야 할까요?
하자보수 요구를 받고도 시공업자가 보수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발주자에게 귀속시키기로 한 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봅니다. 따라서 발주자는 실제 수리비가 보증금보다 적더라도, 약정에 따라 보증금 전액을 귀속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손해가 보증금을 넘으면 초과 손해를 따로 입증해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 약정은 위약벌이 아니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므로,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 법원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감액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수리비보다 보증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감액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내용과 당사자의 지위, 약정 경위, 예상 손해 등을 종합해 과도한지 판단합니다.
윤 대표는 보증금 잔액을 당연히 돌려받는 것이 아니며, 보증금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에야 감액을 다툴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2002. 7. 12. 2000다17810 판결, 대법원 2005. 10. 13. 선고 2005다26277 판결, 민법 제398조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