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 김 대표의 소개로 대전의 한 상가에 카페를 연 서윤 씨는 주방설비업체 대표 태호 씨에게 장비 대금의 선수금으로 액면 800만 원인 약속어음을 건넸지만, 약속한 설비는 끝내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태호 씨가 어음을 민호 씨에게 넘긴 뒤, 서윤 씨는 어음을 잃어버렸다고 법원에 신청해 제권판결까지 받았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민호 씨는 손에 든 어음과 법원 서류를 확인하며 대응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어음을 잃어버린 게 아니라 직접 건넸는데도 제권판결을 받았다면, 현재 소지인은 판결에 불복하고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을까요?
공시최고는 법률이 정한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증권의 분실·도난처럼 소지인의 뜻과 무관하게 증권을 잃은 경우가 그 대상이므로,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어음을 건넨 상황은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분실한 것처럼 신청해 제권판결을 받았다면, 정당한 소지인은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판결을 받았다는 사유로 제권판결에 불복하는 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판결이 있었음을 안 날부터 1개월 안에 제기해야 하고, 판결 선고일부터 3년이 지나면 제기할 수 없습니다.
판례는 전 소지인이 현재 소지자를 알면서도 모르는 것처럼 법원을 속여 제권판결을 받은 경우, 정당한 소지자에게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공시최고 절차를 밟는다는 사실을 미리 알렸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과실상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어음을 자발적으로 건넸다면 ‘분실’ 공시최고로 어음을 무효화할 수 없고, 소지인은 불복 기간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참고: 「민사소송법」 제475조, 제492조 제1항, 제490조 제2항 제7호, 제491조; 대법원 1995. 2. 3. 선고 93다52334 판결, 2004. 11. 11. 선고 2004다464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