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의 배 과수원이 임의경매에 넘어가자, 낙찰자 박 씨는 매각대금 1억 8천만 원을 모두 냈지만 과수원 인도는 받지 못했습니다. 종전 소유자 최 씨는 수확철까지 과수원에 남아 배를 따기 시작했고, 박 씨는 이웃 중개사 김 대표에게 “아직 땅을 넘겨받지 못했는데 배도 최 씨가 가져갈 수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매각대금을 완납했지만 과수원을 현실적으로 인도받지 못한 경우, 종전 소유자가 나무에 열린 과일을 수확할 수 있을까요?
매수인은 경매 매각대금을 모두 낸 때 매각 목적물의 권리를 취득합니다. 또 저당권의 효력은 일정한 요건 아래 압류 뒤 저당 부동산에서 수취한 과실이나 수취할 수 있는 과실에도 미칩니다. 따라서 이 사례처럼 과수원에 열린 배가 저당권의 효력이 미치는 과실이라면, 박 씨는 대금을 완납한 때 과수원뿐 아니라 나무에 달린 배의 소유권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수원을 아직 인도받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최 씨에게 수확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유권 문제와 절도죄 성립은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소개된 하급심 판결은 종전 소유자가 과수원을 현실적으로 점유하던 중 과일을 수확한 사안에서, 그 과일이 ‘타인이 점유하는’ 재물은 아니므로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최 씨에게 과일을 수확할 권리가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 수확이 곧바로 절도죄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135조, 「민법」 제359조, 대구지방법원 2007. 5. 31. 선고 2007노59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