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서 밭을 빌린 임차인 박 씨는 3년 동안 허브를 재배하려고 비용 1,800만 원을 들여 쇠파이프 골격의 비닐하우스를 설치했습니다. 계약이 끝나자 토지주 이 씨는 갱신을 거절하며 하우스를 철거하고 밭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박 씨는 시설을 사달라고 할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계약 목적에 맞게 설치한 쇠파이프 비닐하우스라면, 임차인은 계약 종료 때 토지주에게 매수를 요구할 수 있을까요?
토지임대차가 끝났을 때 지상 시설이 남아 있으면, 일정한 경우 임차인은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이 이를 원하지 않으면 시설을 상당한 가격에 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의 가치를 보전하고 임차인을 보호하려는 취지입니다. 다만 시설이 임대차 목적에 어긋나지 않게 설치되었고, 남겨 둘 경제적 가치도 있어야 매수청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화훼 판매를 위해 설치한 비닐하우스라도 임대차의 주된 목적이 그 시설의 소유가 아니고, 철재 파이프를 쉽게 분리할 수 있어 철거해도 사회경제적 손실이 크지 않다면 매수청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박 씨의 하우스도 설치비가 상당하다는 이유만으로 매수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며, 구조와 재사용 가능성, 철거 뒤 남는 가치 등을 살펴야 합니다.
쉽게 분리·철거할 수 있고 잔존가치가 크지 않은 하우스라면 매수청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1996. 3. 21. 선고 93다42634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다46668 판결; 민법 제643조; 민법 제283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