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상가주택을 지은 건축주 서윤 씨는 시공업자 민호 씨와 공사대금은 준공 후 임대보증금이나 건물을 담보로 한 대출금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했습니다. 건물이 완공되자 민호 씨는 공사대금 채권을 보전하려고 건물에 가압류를 신청했고, 서윤 씨는 임대와 대출이 어려워져 대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했다며 중개사 김 대표에게 지연이자까지 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시공사가 준공 직후 건물을 가압류해 임대나 대출이 어려워졌다면, 건축주는 공사대금 지연손해금을 내지 않아도 될까요?
민법 제390조는 채무자가 약속한 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채무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이 이행할 수 없었던 경우는 예외로 둡니다. 도급계약에서는 목적물을 넘겨주는 경우 보수는 목적물 인도와 동시에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민법 제665조 제1항).
대법원은 공사대금을 임대보증금이나 담보대출로 지급한다는 약정만으로, 임대나 대출이 이뤄져야 비로소 지급기한이 온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약정이 건축주나 시공자에게 임대 또는 대출을 받을 권리·의무를 따로 부여하는 것도 아니므로, 시공사가 채권을 보전하려고 가압류해 임대나 대출이 어려워졌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건축주의 지급지체 책임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가압류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사대금 지연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고, 지연손해금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임대보증금·대출금으로 지급한다는 문구가 곧 지급기한의 유예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참고: 민법 제390조; 민법 제665조 제1항; 대법원 2001. 1. 30. 선고 2000다6068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