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외곽에서 소형 물류창고를 짓던 한도윤 씨는 공사 중인 건물을 서민재 씨에게 넘기기로 했지만, 대금 정산을 두고 다툼이 생겼습니다. 한도윤 씨와의 민사소송을 준비하던 오지훈 씨는 건축주 명의 변경을 막아 달라는 가처분을 받아 시청에 결정문을 보냈고, 시청은 오 씨에게 가처분이 풀려야 명의 변경이 가능하다고 회신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시청은 서 씨의 건축주 명의 변경신고를 수리했고, 오 씨는 그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다투려 합니다.
가처분 결정문이 행정청에 전달됐는데도 명의 변경신고를 수리했다면, 가처분권자가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을까요?
건축 관계 법령은 건축 중인 건물이 양도되는 등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새 건축주가 명의 변경을 신고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신고서와 명의 변경 동의서 또는 권리관계 변경을 증명하는 서류 등 형식적 요건을 갖춘 신고라면 행정청은 원칙적으로 수리해야 하며, 실체적인 다툼만을 이유로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소유권 귀속을 둘러싼 소송이 계속 중인 경우에는 판결로 소유권이 정해질 때까지 수리를 거부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본 판례도 있습니다.
또한 행정처분의 상대방이 아닌 사람이 취소를 구하려면 그 처분의 근거 법률이 직접 보호하는 구체적인 이익이 있어야 합니다. 가처분을 받아 민사상 권리를 다투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명의 변경 수리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가처분권자에게 가처분이 해제되어야 명의 변경이 가능하다고 회신한 뒤 신고를 수리한 사안에서도, 대법원은 가처분권자에게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가처분의 효력이나 권리관계는 민사절차에서 다투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의 원고적격은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한편 양도인이나 명의수탁자가 명의 변경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양수인이나 명의를 맡긴 사람은 민사소송으로 명의 변경 절차에 협력할 의사표시를 구할 수 있습니다. 건축주 명의 변경신고의 수리 여부만으로 당사자 사이의 민사상 권리관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건축법 제16조 제1항, 건축법 시행규칙 제11조 제1항,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누4911 판결, 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누883 판결, 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6754 판결,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5다29901 판결,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두792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