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상가를 운영하려는 윤서진 씨는 한도윤 씨와 보증금 2억 8천만 원, 월 차임 410만 원의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한 씨는 보증금을 전세금으로 삼아 서진 씨 앞으로 전세권설정등기도 해줬고, 계약이 끝난 뒤 보증금 반환을 앞두고 한 씨는 등기부터 말소하자고, 서진 씨는 돈을 먼저 돌려달라고 맞섰습니다. 계약서에는 월세가 적혀 있지만 등기부에는 전세권이 올라 있는 상황입니다.
임대차계약에 전세권설정등기까지 했다면, 임차인은 전세권자와 같은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법원은 임대차보증금을 전세금으로 해 전세권설정등기를 했다면, 그 보증금은 전세금의 성격도 함께 가진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전세권 설정이 통정허위표시로 무효가 되는 등의 사정이 없다면 전세권 규정이 적용되고, 임차인은 전세권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 규정에 따른 권리도 전세권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함께 주장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주는 일과 전세권설정등기를 말소하는 일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동시이행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임대인은 보증금 반환과 동시에 말소를 요구할 수 있고, 임차인도 보증금 반환과 등기 말소를 맞물려 처리하자고 할 수 있습니다. 등기 말소만 먼저 하거나 보증금만 먼저 반환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두 절차를 함께 이행해야 합니다.
차임을 숨기기로 한 약정이 있었다고 해서 임대인의 세금 책임까지 임차인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임차인이 스스로 차임을 신고해 임대인이 세금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와, 세무조사 등으로 포탈 사실이 드러난 경우를 구분했습니다. 후자의 경우 부가가치세와 가산세 등은 궁극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한다고 봤습니다.
참고: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5062 판결; 민법 제317조; 민법 제303조부터 제319조까지; 민법 제618조 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