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오래된 상가 건물을 소유한 한 씨는 리모델링 공사대금을 시공업자 서 씨에게 아직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건물에 가압류등기가 된 뒤, 본격적인 경매가 시작되기 전 한 씨는 서 씨에게 건물 열쇠를 넘겼고, 서 씨는 공사대금채권을 근거로 건물을 점유했습니다. 몇 달 뒤 경매에서 건물을 취득한 최 씨가 퇴거를 요구하자, 서 씨는 유치권을 들어 맞섰습니다.
가압류등기 뒤, 경매가 시작되기 전에 넘겨받은 점유로 경매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가압류가 된 부동산의 점유를 옮기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동산을 처분하는 행위와 다르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가압류등기만 된 상태에서 경매개시 전 점유를 넘겨받은 경우, 그 점유 이전이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로 압류 효력이 발생한 뒤 점유를 넘겨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공사대금채권과 점유 등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갖췄다는 전제에서, 경매개시 전 점유 이전으로 취득한 유치권은 경매 매수인에게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