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시의 상가건물 소유자 정민호 씨는 동해자산에 설정해 준 근저당권을 없애 달라는 소송에서 승소했고, 판결도 확정됐습니다. 정 씨는 이후 서해신협에 새 근저당권과 지상권을 설정하고 동해자산의 근저당권 말소등기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동해자산이 재심 소송을 내고 정 씨와 “앞선 두 판결을 취소한다”는 내용으로 조정하자, 서해신협을 상대로 말소등기 회복에 승낙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재심 조정에서 판결을 취소하기로 했다면, 서해신협은 말소등기 회복에 승낙해야 할까요?
조정이나 재판상 화해는 당사자들이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사적 권리관계를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법원의 판결을 취소하는 것처럼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없는 사항을 조정 대상으로 삼았다면, 그 조정 조항은 효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정민호 씨와 동해자산이 판결을 취소하기로 한 조정 조항만으로는 이미 확정된 판결의 효력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판결에 따라 마친 근저당권 말소등기도 원인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서해신협은 그 등기의 회복에 승낙할 실체법상 의무가 없습니다. 판결을 취소한다는 조정 조항만으로 말소된 근저당권이 되살아나지는 않습니다.
참고: 2012. 9. 13. 선고 2010다9784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