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다가구주택을 소유한 서 씨는 임대차가 끝난 뒤에도 방을 비우지 않는 한 씨를 상대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받고, 명도소송에서도 이겼습니다. 그런데 한 씨는 그 뒤 방을 윤 씨에게 무단으로 빌려주고 떠났고, 서 씨가 확정판결을 들고 찾아가자 윤 씨는 “한 씨와 계약했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서 씨가 중개사 김 대표에게 가처분을 받아뒀으니 곧바로 내보낼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가처분 이후 임차인에게서 점유를 넘겨받은 사람을 가처분만으로 직접 퇴거시킬 수 있을까요?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점유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더라도 채무자가 채권자와의 관계에서 여전히 점유자인 것처럼 취급되게 해, 소송 중 점유자를 바꿔 판결 집행을 피하는 일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이 가처분 자체가 제3자를 직접 퇴거시키는 집행권한까지 주는 것은 아닙니다. 임차인에게서 임대차 등으로 점유를 넘겨받은 사람이라면, 명도 확정판결에 승계집행문을 받아 집행하는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한편 제3자가 임차인을 거치지 않고 점유를 침탈해 독립적으로 점유를 시작한 경우에는 승계집행문으로 처리할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임차인과 제3자가 점유를 넘긴 것처럼 꾸몄거나, 제3자가 가처분 집행 사실을 알면서 아무런 권원 없이 점유를 침탈한 경우에는 그 사정을 소명해 별도의 인도단행가처분 등 구제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가처분만으로 직접 퇴거시킬 수는 없고, 점유를 넘겨받은 경위에 따라 집행절차를 달리 살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다카257, 258 판결; 대법원 1996. 6. 7.자 96마27 결정; 대법원 1999. 3. 23. 선고 98다59118 판결;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다111630 판결; 「민사소송법」 제8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