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서정호 씨는 아들 준혁 씨가 냉동탑차를 살 때 보증서류 두 부에 연대보증인으로 도장을 찍어줬습니다. 아들의 차량 구입을 도와주던 지인 오 씨는 남은 서류를 이용해 자신의 냉동탑차를 추가로 구입하고, 서 씨가 보증한 것처럼 약속어음 공정증서까지 작성했습니다. 오 씨가 대금을 갚지 않자 판매업체는 서 씨의 원주 아파트에 강제경매를 신청했고, 아파트가 매각된 뒤 서 씨는 보증채무가 없다는 판결을 확정받았습니다.
자신이 보증하지 않은 채무 때문에 아파트까지 경매로 넘어갔다면, 채권자인 판매업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대리인이 실제 권한 없이 촉탁해 만든 공정증서는 채무를 강제집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대리권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공증인의 직무에 해당하므로, 채권자에게 그 대리권을 별도로 조사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그 공정증서를 근거로 강제집행을 신청했다는 사정만으로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공정증서가 무효라면 그에 기초한 경매절차도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매수인은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합니다. 다만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금반언이나 신의칙에 어긋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 주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서 씨는 채권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데 그치기보다, 경매 매수인 앞으로 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검토해야 합니다. 보증하지 않은 채무에 기초한 경매라면, 우선 공정증서와 경매의 효력을 다투고 등기 회복 가능성을 살펴야 합니다.
참고: 공증인법 제31조 제1항, 제2항; 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1다6448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