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어머니가 남긴 상가를 정리하던 지민 씨는 어머니의 채권자에게 소송을 당하기 전 이미 한정승인 수리심판을 받았지만, 소송에서는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해 책임 제한이 없는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함께 상속인이 된 동생 태호 씨는 상속포기를 수리받았지만, 별도로 제기된 채무 소송에서 이를 주장하지 않은 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상가 앞에 경매 절차 안내가 붙자 두 사람은 중개사 박 대표에게 “지금이라도 집행을 막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을까요?
청구이의의 소는 확정판결 등에 표시된 청구권과 현재의 실체관계가 다르다고 주장해 집행력을 제한하거나 배제해 달라고 구하는 절차입니다. 원칙적으로 판결의 변론이 끝난 뒤 생긴 사유를 내세울 수 있고, 그 전에 이미 있었던 사유는 판결의 기판력 때문에 다시 다투기 어렵습니다.
다만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는 결과가 다릅니다. 한정승인은 상속채무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속재산의 한도에서만 책임지도록 집행 대상을 제한합니다. 소송에서 한정승인 사실을 주장하지 않았다면 책임의 범위가 재판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이를 근거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반면 상속포기는 상속으로 채무를 승계했는지 자체가 문제됩니다. 소송에서 상속포기를 주장하지 않아 채무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됐다면, 그 판결의 기판력에 막혀 뒤늦게 상속포기를 내세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한정승인은 집행 범위의 제한을 뒤늦게 다툴 수 있지만, 상속포기는 확정판결 뒤에 같은 방식으로 다툴 수 없습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44조, 제57조, 제58조 3항, 제59조3항 / 민사집행법 제44조 2항 / 민법 제1028조 /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다23138 판결 /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79876 판결